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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버리는 재미

이사를 앞두고 있으면 버릴 물건이 많아진다 

버리다보면 

내 한 몸 버티고 사는데 뭐이리 갖고 있는 게 많은가 싶을 정도로 

뭐가 많다는 것에 놀라고 

그게 공짜로 생긴 것은 아닐테니 

지갑에서 얼마나 많은 지출이 있엇던가에 또한번 생각하게 된다 

그래도 예전에 조금더 젊었을 땐

버리려고 한바탕 늘어놓았다가도 

아까워...아까워..이건 살 빠지면 입어야지, 이건 뒀다가 유행 다시 돌아오면 입어야지..

이건 뒀다가 우아하게 차 마셔야지 

이건 나중에 다시 읽어야지 등등의 

여러가지 사유로 다시 쌓이는 재고품이 되기 일쑤였는데

나이가 좀 들어서인지

물욕에 관심이 없어져서인지 

아니면 꾸민다는거에 편안함이 우선이 되서인지는 몰라도 

가차없이 버리는 습관이 생겼다

이거? 버려.

이거? 후배 주자

하여.

라이딩유니폼이랄지, 헬멧, 스포츠양말, 트레이닝복 자켓 등등 

한가방 싸 놓고 후배를 불렀다

함께 저녁 먹고 차 마시고 가져갔는데 

언니가 준 유니폼 입고 찍은 사진이라며 보여주는데 

내게선 버림받은 유니폼이 그친구에게 가서는 얼마나 빛을 발하고 있는지

그 생명력에 감탄했다 

그 외에도 

버리는 재미에 푹 빠진 요즘 

너무 버려서....출근하려면 좀 뒤지게 되네 ㅋㅋㅋ

그래도 

꼭 필요한 것만 들고 사는 것을 배우게 된 지금 

사는 게 간편해진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다시 다짐하는 것 

또 채우지 말아야지.

(하지만...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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