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이와 아파트 들렀다가 점심을 먹으러 돈카츠 집에 들어갔다
요즘엔 기본적인 키오스크...
메뉴를 고르고 앉아 있는데 아주아주 연세가 많이 드신 노부부 두 분이 들어와
옆 테이블에 앉으신다
식당이 테이블 몇 개 안되는 곳이고 조용하고 깨끗한 집이었는데
우리 메뉴가 나와서 성민이가 갖고 오는 걸 바라보시더라
식당에 가면 나는 늘 앉아만 있고 성민이가 일체의 심부름을 다 하는데...
어색하게 젊은이들 사이에 앉아계시던 어르신이 일어나
주방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다가가더니
"여기 주문 안받아요?"
그러자 얼른 안에서 젊은 직원이 나오더니 메뉴를 받는데
어르신이 미안하다 하신다 저런 거 못해서...
아니라고 괜찮다고 하며 들어갔는데
잠시 후 메뉴가 나오니까 어르신이 받으러 일어서시더라
그때도 얼른 안에서 젊은 직원이 나와 자기가 갖다드릴테니 앉아계시라는군
테이블까지 돈카츠를 갖다드리니
노부부 두 분은 연신 고맙다며 미안하다며 어쩔 줄 몰라 하시는데
직원은 아니라고 저희가 당연히 해 드려야죠
하고는 웃으며 들어갓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참 마음이 따뜻해지더라
괜히 내가 고맙더라
그러면서 성민이에게 말했다
너도 어디서든 할머니 할아버지가 난처해하시는 거 보면 꼭 도와드리라고
저 모습이 곧 엄마의 모습일 수 있으니 엄마 생각하고 꼭 도와드리라 했다
모든 곳이 키오스크로 고르게 하고 메뉴들 이름도 복잡하고...
뭘 고르라는 것도 많고...
발전되고 간편해지는 것도 좋지만
우리들은 간편해지는 게 더 어려울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