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아이들에게 꿈이 무어냐 묻거나
받고 싶은 선물이 무어냐
네게 가장 소중한 게 무어냐 하면
꿈 그런 거 없다 하거나
비싼 게임 아이템을 말하거나
아무 생각없이 가족이라 말한다
물론 가족이 가장 소중하기야 하지.
그건 누구에게나 다 똑같은 소중함이니까 그거 빼고 다른 거 쓰라 하면
'돈' 이 제 1순위다
지금 6학년 남자아이
아빠는 중국사람으로 큰 중국요리집을 운영한다
이 아이는 아빠의 유전자때문인지 어릴 때부터 유난히 물질만능주의가 심했다
3학년때부터
돈이 있어야 세상을 살 수 있고 돈이 무엇이든 우선순위였다
그래도 꿈이라는 게 있었다
돈 많이 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막연한 책임감같은 것도 있었다
아이는 참 머리도 좋고 공부 잘 할 끼가 있어서
바라보는 나를 늘 2% 안타깝게 하는 아이다
그런데....
며칠 전, 공부하던 중에 꿈 이야기가 나왔다
꿈 그런 거 없다며 그냥 커서 아빠 식당 물려받아서 편하게 살 생각이라 말하더라
그 말 듣고 또 내가 가만있겟나?
아~ 그래서 네가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 거였구나~
깊이 생각도 안하고 멍~하니 휴대폰 유투브만 보거나 잠만 자기 일쑤고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하고 하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도 없이
그저 시간 날 때마다 유튜브 보거나 잠자거나
그래~ 허긴 뭐 아빠 식당을 네가 받을건데 굳이 뭐하러 열심히 공부하겠니. 그런 거였구나
하니까
아이는 슬그머니 내 눈치를 보더군
자기의 사고가 옳은 것은 아니라는 걸 본능적으로 느낀걸까.
거기다 대고 또한마디 했다
선생님 세대는 말이야, 선생님 나이의 부모님들은 그당시에 거의 대부분 가난했어서
너네 엄마아빠 세대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꿈을 갖고 노력해야 햇거든
그렇게 열심히 뛰고 노력해서 지금의 부유함을 갖게 된건데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다 갖춰진 부모님에게서 부족한 거 없이 다 누리고 사니까
더 갖고 싶은 것도 없고 필요한 것도 없고
자기가 뭘 해야겠다는 계획도 없는거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다 해 주니까...
열심히 안해도 아빠엄마가 알아서 학원 보내주고 용돈 주고 옷 사주고
커서는 차도 사 주고 부족한 카드값도 내 주고 집도 해 주고 등등...
경제력이 없는 아이들은 그 가난함을 극복하기 위해 꿈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고 애를 쓰는데
부자인 아이들은 그럴 필요가 없는거지
그 말을 듣던 아이가 대답을 하더라
아...그래서 학교에 아이들도 꿈이 없다고 하는거구나...엄마아빠가 다 부자라서...
이러더라
진심, 그 사실을 몰랐던가?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건, 아이 부모님의 인성이 훌륭해서
비록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도 바른 이야기 좋은 이야기 많이 해 주는 선생님이라서 감사하다 하고
아이 역시 과제는 잘 하지도 않으면서도
나랑 공부하고 이야기 듣고 나누는 게 좋아서 그만두지 않는다 한다는거.
그 아이 부모들이 내게
가족들과 함께 자기 식당에 오시라며 대접하고 싶다며....
진심으로 말씀하시는건데 난 많이...부담스럽다
바라는 것은
그 아이가 아빠 식당을 이어받아도
사람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돈을 쓸 줄 아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