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록해간다
어렷을 때부터 글 쓰는 거 좋아해서 이런저런 글이며 일기를 많이 써왓는데
내 단점은
썼던 것을 곧잘 폐기처분한다는거다
후에, 아주 오래 후에 다시 읽어보는 나는
참 유치하고 낯선,
지금의 내가 알고 있는 나와는 전혀 다른 편집된 나같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너무 유치한 내 모습이 기억되고 싶지 않아서기도 했다
그런데
이 나이 되고보니
편집된 내 모습이든, 유치한 내 모습이든
그또한 내가 만든거니까 그떄의 내가 너무나 보고싶어지네
아무것도 남은 게 없다보니
내 기억에 남아있는것으로만 나를 알고 있을 뿐
약하고 무지하고 어눌한...그러면서도 온갖 똑똑한 척 고개 쳐들고 살았던...
그런 내 모습만 기억되는 건 참 부끄러운 일이다
누군가가 너는 이런 사람이더라고 이야기한다 할지라도
그조차 교묘하게 편집되어있는 나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