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 앉아 거실쪽 창문 밖으로
하나....둘씩 작은 불빛이 켜지고 있음이 보였다
작은 콩알처럼 보이는 불빛들이
아까는 하나인지...둘인지...햇빛에 또렷하지 않더니
어느 새 불빛이 하나...둘 더 켜지고 빛이 또렷해지고 있었다
어둠이 내리깔리는 게 여기선 더 잘 보인다
저만치 불빛 사이로 움직이는 자동차 불빛들이 깜박인다
일요일 저녁이다
금요일 퇴근때는 휴...하고 한숨을 돌리고 집에 돌아오는 편안한 마음이
조금 전부터 켜지는 불빛만큼이나 초조함으로 깜박이는 시간이다
새벽 5시? 4시 반부터 인력시장으로 모여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았다
준비된 가방을 다들 하나씩 무겁게 메고 기다리는 사람들
모여든 사람들의 3분의 1도 안되게 일자리 얻고 나머지는 허탈하게 집으로 다시 가야 한다는
노동자들의 일상이 된 듯한 목소리와 표정을 보며
이런 고단함도 감사해야 한다는 의무감같은 게 드는 건
남의 슬픔에 내 복을 가늠하는 참 유치하고 치사한 일이다
근데말이지
오늘따라 초저녁의 저 불빛들이 동병상련같은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군
그래
열심히는 못살아도 불평하고 살지는 말자.
아직 6시다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