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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와 가치 그 방황 언저리

아이들이랑 한국사 공부를 하다보면 참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게 된다 

한국사천재라고 내가 칭한 초2 남자애는 거의 한국사를 근대사까지 섭렵한 아이인데

오죽하면 넌 중국사에도 도전해보라고 할 정도의 귀재다

근대사까지 다 마치고 문화재편으로 넘어가다가 
조선 정조부터 복습해달라 하여 다시 공부하는 중인데 

그만큼 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심오한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게 되더라 

얼마 전 홍경래의 난을 공부하면서 

그 시대의 관료들과 지방관리들이 가난한 백성들에게 세금 명목으로 착취를 일삼는 대목을 읽으며

아이가 막 흥분을 하기 시작했다

잘 사는 관료들이랑 양반들에게 세금을 많이 거둬야지 왜 가난한 백성들에게 또 걷고 또 걷고 

그 세금으로 자기네가 먹고 사냐며말이지

그 아이에게 내가 한 말

그 시대만 그런 게 아니라 지금도 부자들에게 세금 많이 거둬야 하는 게 맞는거지?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세금 막 떼고 그러는 건 바른 정책이 아니겠지?

그랬더니 그게 당연한 거 아니냐며 

그 쪼끄만 애가 눈빛과 제스추어에 정의감이 가득하다 ㅎㅎ

2주 전, 제주에서 객주 하던 김만덕에 대해서는 착한 사람, 시대를 초월한 여자라고만 써 놨길래

부자가 되어서도 나눌 줄 아는 사람이라고 첨삭해 주었더니

아...하고 하나 더 깨우친 듯 하다

5학년 여자아이는 

우리나라가 원래는 북한까지 다 왔다갔다했었어요? 하며 신기한 듯 묻는다

그런데 왜 지금처럼 북한으로 나뉘어졌냐고도 물어서 이런저런 정치적 역사적 국제적 배경을 이야기해 주었더니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면 힘이 더 강해지겠다며 통일되었음 좋겠다 하길래

그래서 너희들이 지금 이렇게 역사공부하고 우리나라와 주변국가의 정치사에 대해 배워가야 

그 일을 너희 시대에 할 수 있는거라고 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공부해 가고 있는 아이...

등등

한편으론 수학과 영어학원에서 거의 모든 시간을 보내는 6학년 여자아이에게

역사와 사회와 정치란 그냥 남의 이야기치부되는 극명한 차이를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차이가 미래를 만들어내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회사에서 성과는 못내도 스스로를 위안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