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억울함도 업이다

7살 아이의 일주일을 10분단위로 끊어가며 늘 무언가를 열심히 교육하는 한 아이엄마

집안에 들어가면 현관문부터 거실 주방 그리고 아이 방까지 

한글, 영어단어 영어문장, 한자, 한자어, 거기다 사랑에 대한 문구까지..

온 집안이 교육열뿜뿜으로 가득하다

저게 맞는 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말을 할 순 없었다

저건 교육이 아니라 아이에게 숨막힐 거 같은 환경이 아닌가 

하지만 

그녀만의 확고함의 발로인데 그걸 지적한다는 건 그녀 존재감을 지적하는 것

그에 비해 

7살 남자아이는 그에 비해 4차원이라는 비유가 맞을만큼 

충실한 것 같으면서도 자신만의 울타리가 있엇고 

늘 무언가에 멍 하니 빠져있었고 그래서 가르치기 참 힘든 아이였다

정해진 시간 안에 그 아이는 창밖을 멍~ 하니 쳐다보기 일쑤거나 

아무 의미없는 질문을 연거푸 던지거나 

내 행동을 방해하는 듯한 자신만의 영혼없는 이야기발사...

그걸 잘 안들어주고 수업을 진행하거나 하면 

문밖에서 듣고 있던 아이엄마는 

자기 아이의 마음을 안읽어주시는 거 같다며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해진 시간에 수업진행은 해야 하고 

아이 이야기를 오롯이 다 들어주며 대화만 하다 나오면 

그 이후의 과제는 정작 아이엄마는 바쁜 일정에 해 놓지도 않고..

한동안은 내 시간은 잊어버리고 아이 친구들과 아이엄마들을 불러 놀고 있느라 

수업을 못한 적도 많았다

그러다가 그만둔단다

뭐, 이런 일이 한두번은 아니지만 나는 참 억울하고 서운하다

그녀도 내게 서운한 게 많았다 

자긴 10분 단위로 계산해서 아이를 가르치고 움직이는데 그 10분이 나하고 자꾸 어긋난다는 거였다,,

내가 축지법을 쓰는 것도 아니고...

물론 자기도 예전에 방문피아노레슨을  하던 선생이었어서 시간 맞추는 거 아는 사람이라면서...

그런데 그 10분이 안지켜진다는 게 이해가 안된단 거였다

피아노와 내 일은 다른 것을 방문피아노레슨했다는 엄마들은 모르더라

아이가 모르면 붙잡고 있다가 10여분이 지체될 떄도 있고 

아이엄마랑 상담하다보면 때로는 10여분이 지체될 떄도 있고.

엘리베이터 시간이 안맞으면 그 5분이 지체될 때도 있고...

피아노는 하루에 몇 타임 아니지만 우리는 몇 타임 정도가 아니라는거지...

결론은

이 일을 하고 있는 내가 죄인이란 생각인거다

아무리 내가 억울해도 변론할 수 없는 일이라는거 

그래~ 누가 이 일을 하래? 

이 일을 하면 감수해야지 

시대는 변하고 세대도 변하고..참 머시기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