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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서울의 봄을 보았다

천만이 되면 볼거라던 성민이가 지난 해 마지막 날 밤 불쑥 전화가 왔었다

서울의 봄 보러 가실래요?

움...

팝콘이 예전과 맛이 많이 다르더라 

덜 달고 덜 짜서 거의 내가 혼자 팝콘을 다 먹은 것 같다

엄마, 전엔 팝콘 안드시더니 잘 드시네 

팝콘 맛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란다 

팝콘도 시절에 맞게 달라지는구나 

 

총성이 오가던 그 날 새벽 

내가 살던 곳 종로구 혜화동 

나는 왜 그 가까운 곳 살면서 소리를 못들었지?

혹, 그때 창문을 모두 검은 천으로 닫고 불 끄고 밖의 총성에 반응하지 말라던..

그게 그때였나...?

기억의 빠른 회귀 속에 

같은 시절을 겪으면서도 나는 그들이 말하는 먹고만 사는 방관자였단 생각이 들었다 

정치사의 흐름에 전혀 관심이 없이 

그저 먹고 살기만 했던 나는 

정말...그들이 말하는 #$%와 무엇이 다른가 

정의로운 자들은 늘 힘이 없고

그렇지 않은 자들의 수보다 대중의 수는 더 많았건만 

일부의 패권에 순순히 정의를 내 주는 시대의 반복 

총성으로 가득하기만 햇던 영화일 수도 있지만 

그 안팎에서 반복되는 정의와 패권과 대중들의 실랑이들의 피곤함이

지금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생각에

분노를 떠나 

그러니 지금은 다들 어찌할건가..라는 생각으로 

성민이와 답답...한 마음으로 침묵하며 상영관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