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
6학년 남자애가 쓴 답안 중 하나
질서를 지키지 않는 요즘 사람들은 왜 그러는걸까
요즘 아이들 특유대로
권리
단 두 글자였다
3학년 여자아이의 답안 중 하나
예의를 지키지 않는 친구들, 왜 그러는걸까
그 아이는 착실하고 바른 아이라서 주변의 아이들에 대한 비판을
많이 열거해 놓았다
아이들이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건 안하고 싶어서?
라고 했다
5학년 아이도 그런 식의 대답이었고..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선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을 전제로 둔다고 말했다
오히려 3학년 아이는 무슨 말인지 금세 이해했는데
6학년 남자애는 고개를 갸웃하며 책임과 의무를 왜? 했다
세 살 적 버릇 여든간다는데
역시 어릴 때 바르게 잘 가르쳐야 하는 것이 맞음을 새삼 느낀다
벌써 그렇게 생각이 굳어버렸으니말이다...
그 아이가 책임이 뭐고 의무가 무엇인지 지극히 부정적이었던 데는
집안의 온 구성원이 자기들 하고 싶은대로만 하는 일상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 집의 아이엄마는 이 아이 위로 두 형이 있는
3형제를 키우며 늘 헌신적인 모습만 보였다
장애우 시설에서 일하는 아이엄마는 바쁘기도 해서인지
집에는 공간에 비해 살림살이도 가득하고 먹을 것도 여기저기...
아무거나 손에 닿는대로 먹으면 되는 듯한...
형은 늘 자기 방에서 게임만 하고 있는 거 같았고
아빠는 방에 있는지 문 닫고 있는 거 같았고..
내가 해 주는 말이 얼마나 귀에 들어갈 지는
예전처럼 믿진 않는다
나중에라도 내 말이 스쳐 다시 기억된다면
그나마 다행이겠다 생각을 하며
안들어도 가르칠 건 가르치고 나온다
아이가 아무리 대답이 없고 반응이 없어도..
그 집에서도 엄마의 권리는 있을까
엄마까지 자기 권리만 앞세우면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