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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내세요?

손마이가는언니 2024. 10. 29. 23:26

꽤 오랫만에 사무실에 온 그녀 국땅님

유방암 수술 후 항암 끝나고 늘 모자 쓰고 다니는데 

오늘 보니 머리가 많이 자랐다 

이제 그만 모자 벗어도 되지 않냐 하니 

위꼭지머리는 아직 안나서 고민이라 한다 

어떤 멋쟁이처럼 아주 숏커트를 치고 윗머리는 뾰족뾰족하게 왁스 발라 세우고 다니라 했다

ㅎㅎㅎ 그렇게 세울 머리가 없어요~ 노력해 볼게요 ㅋㅋ

잠시의 침묵 

어떻게 지내냔다

그 한 마디에 많은 감정과 마음이 오갔다

믿음과 이해관계 사이의 거리만큼이나 압축된 한 마디 문장 

어떻게 지내세요?

뭐..보다시피 나 평온해보이지 않아요? 나 너무 잘 지내는거같애 ㅎㅎ

단 하나, 빚만 없음 좋겠어 ㅋㅋㅋ

그 두어마디에 모든 안부가 다 나왔다

국땅님은 어떻게 지내요?

저요? 평일엔 사무실에서 맨날 선생님들 밥해주구 

주말엔 두문불출하고 그림만 그려요 

이중생활 하시네.

네, 사람 안만나고 이틀 내내 콕 틀어박혀서 그림만 그려요

움...

사람 좋아하고 사람들 잘 다루고 술 좋아하는 그녀는 

항암치료 들어가며 많이 변했다

열심히 일하고 실적 채우고 이해관계라는 거 다 무슨 소용이에요...부질없어요..

회사에 있으니까 일 얘기하지, 결국엔 사람이 남는거잖아요...

그리 말하며 한참을 내 앞에 앉아있던 그녀는 

많이 달라진 것 같긴 한데

그래봤자뭐...그녀 말대로 회사에 있는 한

사람이 아니라 일로  보이니..

나는 아직 잔뜩 경계보초 서는 중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