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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이야기

손마이가는언니 2024. 8. 2. 23:03

십수년만의 만남

온라인 이웃이었던 두 언니들..

한 언니는 텃밭에서 이것저것 따오고 

또 한 언니는 오전미사 드리고 

십수년간의 세월이 언니들에게서 보였다

나역시 그러했겟지

의식의 흐름대로 이야기가 막 이리갔다 저리갔다..

내 순서까지 오기엔 언니들의 연륜이 꽤나 깊고 많았지무엔공 ㅋㅋ

간신히 후두염이 좀 나은 상태긴 했는데

한두번의 내 타임에 말을 좀 하다보니 금세 목소리가 둔탁해져서

열심히 언니들의 이야기 경청 경청...

아 그런데...

한 언니가 갑자기 위경련이 일어난다고 잔뜩 꼬부리고 앉았고

점심으로 먹은 생선구이 한정식과 함께 나온 찬들이...쫌 머시기하긴 했는데

그 언니도 살짝 그러했다 하면서

카페 가선 다들 아이스로 커피 마시고 

얇은 블라우스에 에어콘 빵빵한 곳에 앉아있으니 위가 위축되는가...했다

분위기 깨서 미안하다는 말을 자꾸 하는 언니를 데리고 나와

열기가 있는 차 안에서 몸을 좀 녹이게 했더니

땀을 한바가지 흘리더니 좀 가라앉았다 하네 

이제 나이가 많이 드니 조금만 긴장하거나 균형이 안맞아도

마음은 소리를 안낼지언정 몸이 참아내질 못한다 

아픈 상태에선 운전하다 위험하니 

괜찮아졌다는 말을 듣고서야 차를 타고 가게 했는데

텃밭에 갔다 온 언니가 또 풋고추에 아삭이고추에 호박에 못난이가지에 옥수수 두 개에

노각 하나까지..

아오...우리 집 냉장고 미어터진다 ㅎㅎㅎ

파란 떄부터 이어져 온 언니들과의 만남 

언니들의 생사고락을 들으며 세상사...를 견뎌내는 위대한 어머니와 아내의 모습이 참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더라

연륜은 무시 못하는지라

자녀들과의 세대간극을 참아내는 모성애도 안타까웠고

아픈 남편을 큰아들처럼 보살피며 보수적인 투정을 받아내는 아내의 전형적인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다

모두 발 동동거리며 사랑으로 인내하며 살아내는 두 언니들

건강하고 평안하기만을 간절히 바라며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