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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오천보

손마이가는언니 2023. 10. 20. 13:28

모든 교육이 줌으로 바뀐 지 2주일 쯤 되었다 

출근 없이도 업무가 가능해진 건 사실인데

출근 안하면 업무효율성이 떨어지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대신 

그런 시간들을 잘 조율하면 

낮 시간들을 잘 활용할 수 있겠다는 자유로움도 가져봤다

며칠 전 

조금 한가했던 햇빛 좋은 오전 

상주에 사는 친구가 나가라고 호통이더라

나가서 좀 걷기라도 하고 들어오라고 말이지

귀찮은데....하면서도 

주섬주섬 바람막이랑 바지 갈아입고 나갔다

이번엔 단지 뒤로 나 있는 숲으로 발길을 향했다

아지매들 몇 몇이서 간식 들고 숲으로 가더라 

 

단지 중앙공원에는 할머님들이 평상 위에 채소들을 말리느라 펴널고 있었고 

따스한 햇살 아래 그네벤치에 고즈넉히 앉아 있는 아지매도 있었고...

조용한 숲을 홀로 걸으면서 들리는 저만치의 차량소리들이 

깊어질수록 점차 멀어지더니...안들리더군 

 

아..갈래길이 나오는데 한 길은 나무계단으로 끝없이 이어져 있었고 

그 옆 길은 좁은 흙길...

 

아무도 없으니 좀 무섭더라

다시 발길을 돌려 내려왔다 

집에만 잇었으면 못봣을 따뜻한 소음들이었다 

그새, 오천보를 걸엇더라 

 

------수고햇다고 상주의 친구가 감자라면 한박스랑 쌀국수 한 박스를 보내왓다 

ㅎㅎㅎ

오천보에 너무 과한 선물을 받았네

다음엔 만보 걸어야 하나...ㅋㅋ